일본경제신문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정책 금리를 0.75%에서 1%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일본경제신문, 2026.06.10). 이 인상안은 6월 15일 ~ 6월 16일에 열리는 집행부 회의에서 확정되는데, 만약 원안대로 금리 인상이 확정된다면 2025년 12월의 인상 후 6개월만의 정책 금리 인상이 된다. 또한 정책 금리가 1% 이상이 되는 것도 30여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로 칭해지던 일본 경제가, 2022년 이후 일본에서도 본격화 된 물가 상승, 그리고 몇 년간 지속된 주가지수의 상승 등,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의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이 목표 수치인 2%을 초과한 수준을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이번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른바 “책임있는 적극재정”이라는, 국가 채무를 활용하여 신 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나 물가 상승으로 고생하는 서민에 대한 지원을 하려고 한다. “책임있는 적극재정”이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이것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생각해보면 결국은 돈이다. 일본 정부는 국채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그 결과 세수가 증가하여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일단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법적으로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금리 인상이 국채 발행 비용과 환율, 경기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와의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 논의 과정에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현재 일본 정부는 특별히 의견을 내지 않고 있는데, 일본경제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그 이유에는 시장 움직임, 그리고 미국의 존재가 있다.
먼저 시장의 움직임. 시장에서는 재정 상태 악화와 더불어 일본은행의 대응이 늦어지는 것, 이른바 “Behind the curve” (물가 상승보다 금리 인상이 늦어져 실질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고 실질금리와의 괴리가 발생하여, 결국 더 큰 금리 인상 등의 강한 대책이 필요해 지는데, 이를 우려한 시장에서는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이자율이 일시적으로 2.8%까지 상승(약 30년 만의 높은 수준), 금리 상승에 대비한 주식 매도 등이 관측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엔화 자산 매도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 엔저 완화를 위한 외환 시장 개입에도 효과가 길게 유지되지 않고 있다. 금리 차이가 유지되는 한 시장 참가자들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정부로서는 금리 인상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의 존재. 엔 약세에 대해 일본은행은 필요에 따라 엔을 매수하는 개입을 해 왔는데 미국의 입장이 그러한 시장 개입을 더이상 묵인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무역수지와 환율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며, 따라서 일본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이 엔화 약세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수단으로 비칠 경우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인위적인 환율 방어보다 시장 원리에 따른 조정을 선호하는 미국의 입장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정책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 부채는 일본보다는 낫다고 여겨지는 가운데 환율 문제가 심각하며, 이것이 이미 심각한 상태인 민간 부채 상황과 맞물려서 서민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불경기인 일반 서민 경제를 생각하면 한국 정부는 금리 인상을 환영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닐 것이나, 동시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환율이나 인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도 없는 것이 현실일 터이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 역시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중앙일보, 2026.06.12). 지금 한국 정부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인가? 한국은행과 한국 정부 역시 물가 안정, 환율 안정, 경기 부양이라는 서로 충돌하는 목표 사이에서 쉽지 않은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그러한 고민이 결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참고 자료]
일본경제신문(2026. 06. 10) “日銀利上げ1.0%へ”
일본경제신문(2026. 06. 10) “日銀、今月利上げに傾く 市場・米の風圧で首相静観”
중앙일보(2026. 06. 12) “신현송 한은 총재 “늦지 않게 금리 인상”… 물가∙부동산∙빚투 경고”